인간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인 창조성에 대해서 우리들 일상의 업무와 관련하여 활용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물론 창조성을 활용하기 위한 상세한 절차 등은 있을 리가 없다. 여기에서 제안하는 것은 일상의 업무를 보다 창조적인 것으로 하기 위한 기본이 되는 중요 사항이라고도 할 만한 것이다. 그것은 네 개 항으로 구성되며 대개 다음과 같은 순서로 그 중점이 이행해 간다.

첫째, 업무를 지시할 때 그 진정한 목적을 명시해야 한다. 업무의 진정한 목적은 그것을 부여 받은 사람에게 있어서 반드시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지 달성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또한 이 목적은 단지 이익의 추구뿐만 아니라 매력적이고 보람이 있으며 실시자를 비롯한 관계자 모두의 공감을 얻어 달성을 위한 적극적인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공동의 목적인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업무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갖게 해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책임감이란 ‘사후의 책임’이 아니라 말하자면 ‘사전의 책임감’이라고도 할 만한 것이다. 즉,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의 목적을 어떻게 해서든지 달성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말한다. 이와 같은 책임을 ‘통감’하는 것이 업무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훌륭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원천이 된다. 또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업무의 진정한 목적이 명시되고 충분히 이해되어야 한다. 다음에는 이 목적을 어떻게 해서든지 달성할 수 있도록 업무의 수단, 방법에는 가능한 한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 그렇지만 업무의 처리방식은 완전히 자유롭고 무엇을 하더라도 좋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제약조건’ 하에서 가능한 한 많은 처리방식을 내서 그 중에 좋은 것을 골라내어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 의미이다.

장애물이 적으면 적을수록 빨리 달릴 수 있는 것이 자명하듯이 현존하는 제약조건에 대해서도 각각이 정말로 필요한지 어떤지를 판단하고, 만일 불필요하거나 유해하다고 판정되면 용기를 가지고 그것들을 제거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또한 인간은 한편으로는 비합리적인 존재이므로 업무의 목적이 만일 달성되지 않았을 때의 사후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기 위해서, 변명하여 발뺌을 하려고 급급하여 노력한다. 전술한 ‘업무의 목적을 어떻게 해서든지 달성’하기 위한 노력은 크게 장려할 만하지만, 이 ‘변명하여 발뺌’을 하기 위한 노력이나 창조성은, 이것들을 봉쇄할 궁리를 함으로써 업무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처리방식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아이디어가 생기는 시간을 소중히 해야 한다. 업무의 진정한 목적을 명시하고, 이것을 달성하기 위한 방식에는 가능한 한 많은 자유도를 부여하며, 더욱이 미달의 경우에 변명하여 발뺌하는 것을 봉쇄할 궁리를 함으로써, 어떻게 해서든지 문제를 해결하여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 즉 책임감이 생긴다. 이 강한 책임감 하에서 머리를 짜내고 고찰을 계속함으로써 문제의 본질로 되돌아와서 양성(釀成)이 진척됨으로써 나무의 열매가 여물어서 터지듯이 번뜩임, 즉 아이디어가 생기는 것이다.

유명한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은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 사실은 유명한 이야기이지만, 곧 짐작이 가듯이 뉴턴 이전에도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을 본 사람은 많이 있었을 것이다. 왜 이들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지 못하고 뉴턴이 최초의 발견자가 되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뉴턴에게 있어서는 두뇌의 밑바탕을 만드는 데 해당하는 전술한 첫째, 둘째 단계가 완료되어 있었던 데 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 두뇌의 밑바탕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뉴턴은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본 것이 계기가 되어 “아! 이것이다”라고 아이디어가 문뜩 떠올랐던 것이다.

넷째, 아이디어를 길러내어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이와 같이 해서 생긴 아이디어는 그 내용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생겨난 직후에는 방금 태어난 갓난아이와 마찬가지로 아직 대단히 허약한 것이다. 따라서 그 아이디어를 부정하고 말살하려고 생각하여 그와 같은 입장에서 비판하면, 이것을 소거하는 것은 매우 용이하다.

또한 이렇게 해서 생겨난 아이디어가 정말로 우수한 것인지 어떤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또 이들 아이디어를 정말로 우수한 것으로 하기 위해서는, 이것을 어느 정도 단계까지 길러내어 보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이렇게 길러내는 단계에서 처음의 아이디어가 보다 좋은 방향으로 계속 변해 가더라도 전혀 지장이 없다.

이와 같이 생각하면 기업의 제안제도에 대한 제안의 심사는 종종 착상 단계에서의 아이디어의 심사가 되므로, 이것들을 길러내는 것이 경시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것은 방금 태어난 갓난아이의 얼굴이 유명한 과학자나 정치가와 비슷하기 때문에, 장래가 크게 기대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과 유사하다. 갓난아이가 정말로 뛰어난 큰 인물이 될 수 있을지 어떨지는 어느 정도까지 길러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길러내려면 돈이 든다고 하는 의견도 있다. 이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필요한 비용은 관계자를 위한 수업료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어떻게든 이 수업료를 유효하게 활용하고 싶은 것이다.

또한 “신제품개발에는 사내의 적(敵)이 있다”라고 일컬어진다. 이것은 사내에서 생긴 아이디어를 길러내기보다도 찌부러뜨리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에 밀려 파산위기에 처한 필름산업, 그런데 디지털 카메라를 처음 발명한 게 세계 최대의 필름업체 코닥이란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주력업종을 스스로 잡아먹는 신제품을 낼 이유가 없다는 안이한 판단이 100년 기업의 몰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아이디어를 따뜻하게 길러내려면 ‘양육 담당자’가 꼭 필요하다. 이 양육 담당자 역에는 대부분의 경우 업무상의 상사가 맡게 된다. 바꾸어 말하면 상사는 아이디어를 찌부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이것들을 따뜻하게 기르는 후원자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같이 전술한 네 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업무는 창조적인 것으로 다시 태어난다. 또한 이렇게 해서 업무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우수한 아이디어를 내서, 이것들을 길러내어 목적을 달성함으로써 당사자는 성취감을 맛보고, 진정한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업무에 대한 적극적인 의욕을 끓어오르게 하는 데 정말로 귀중한 체험이다.   

노형진 회장(경기대 경영학과 명예교수)